앞선 칼럼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은 거주자로 판단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거주자에 해당하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때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거소의 판정 기준은 단순히 주민등록 등 공부상 기재된 사실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해야 한다고 설시한 바 있습니다.
판례나 과세관청의 입장에 따르면 단순히 국내에 주소·거소가 없거나 국내재산이나 국내에서 생활하는 가족이 없다고 하여 비거주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그 반대의 경우라고해서 무조건 거주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과세당국의 과세범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주자의 경우 국내·외 모든 소득에 대해 합산하여 신고하며 세금 또한 합산된 금액에 대하여 책정됩니다. 하지만 비거주자에 해당하는 경우 한국에서 발생하는 국내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대상에 해당하므로 과세소득 범위를 적용함에 있어서 거주자와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비거주자인 줄 알고 홍콩에서의 소득에 대해 한국에 신고하지 않다가 국세청에서 소득무신고 통보를 받는 경우가 있으므로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은 중요한 것입니다. 비거주자로 착각하여 해외소득에 대하여 신고하지 않았다가 수십·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무신고가산세를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거주자 및 비거주자의 구분은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개인이 소득세법상의 국내 거주자인 동시에 외국의 거주자에도 해당하여 양국에서 모두 거주자인 경우 이중과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각국 간 조세조약의 체결을 통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납세의무자가 이와 같은 이중거주자에 해당하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그 중복되는 국가와 체결한 조세조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어느 국가의 거주자로 간주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하고 그 조세조약에 따른 거주지국 및 그 세율의 결정은 과세요건에 해당합니다. 다만, 국내 거주자인 납세의무자가 동시에 외국의 거주자에도 해당하여 조세조약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납세의무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으므로 그 적용을 함에 있어서 적절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하에서는 판례를 통해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이 어떤 식으로 판단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관계] ⓵ 김OO(가명)씨는 1989년 경 가족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이주 ⓶ 아내와 자녀들은 2000년 한국으로 귀국하여 학업·병역의무 등을 이행하고 해당기간 생활비를 한국으로 송금 ⓷ 02년 한국 소재의 아파트를 구매하였으며 금융자산 일부를 한국에 예치 ⓸ 아내는 09년 한국 소재 아파트를 구매하였으며 리조트 회원권을 취득·보유 ⓹ 인도네시아 소재 A법인과 B법인을 운영하며 한국에는 C법인을 설립하여 급여등을 수령 ⓺ 아내는 2014년 경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김씨와 함께 거주 ⓻ 김씨는 07년~13년의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소득과 국내소득을 국세청에 신고·납부함. ⓼ 이 기간을 비거주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해외소득신고분에 대해 불복청구를 진행
[판례의 입장] 김씨와 김씨의 가족과 관련된 국내·해외 체류일 및 보유자산·사업영위·소득을 고려하였을 때 한국에 주소·거소를 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인도네시아와의 조세조약을 통해 볼 때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는 인도네시아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한국의 비거주자에 해당함. |
김씨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사업규모가 국내 사업규모보다 훨씬 컸고, 김씨의 해외 체류일수 및 해외 자산보유상태 등을 통해 생활반경이 인도네시아에 보다 더 이해관계가 밀접하여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김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를 통해 07년도부터 13년도까지 과다하게 납부한 소득세 및 환급가산금을 환급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한국에 주소를 두었다고 하여 무조건 한국의 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 가족과 본인의 여러 가지 사실관계를 통해 비거주자에 해당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판례의 경우 양국간 조세조약에 의해 더 밀접한 인도네시아의 거주자로 인정된 판례에 해당합니다. 다음시간에는 거주자의 국외재산 양도소득세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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