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받는 이자는 당신이 받는 이자보다 높다
2015년 6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하향조정 하였다. 그야말로 저금리시대가 온 것이다. 이로 인해 은행들의 대출이자 수입이 감소하며, 이자소득자들의 소득도 감소하게 된다. 다들 저금리, 저이율이라 한탄하고 있을 때 연10.95%의 수익률(?)을 올리는 기관이 있다. 바로 국세청이다.
정부는 세법에서 규정한 의무를 위반한 자에게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다. 즉 가산세는 원래 내야 할 세액에 가산하여 내는, 행정상 제재의 일종이다. 국세기본법상 가산세는 신고관련 가산세와 납부관련 가산세가 있다. 말 그대로 신고를 제때 안한 이유로 신고 가산세가 붙으며, 납부를 제 때 안한 이유로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붙는다. 신고일자와 납부일자를 지켜 가산세 부과를 받지 않는 것도 소위 “절세”전략 중 하나이다.
신고관련 가산세는 무신고 가산세, 과소신고·초과환급신고가산세가 있으며 납부관련가산세는 납부불성실·환급불성실 가산세가 있다. 무신고가산세는 납부세액에 20%(고의성이 있을 경우 40%), 과소신고·초과환급신고가산세는 10%(고의성이 있을 경우 40%)이다. 납부관련 가산세인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미납부세액 또는 과소납부세액에 일수를 곱한 뒤 3/10,000을 곱하여 산정된다. 여기서 말하는 일수는 납부기한의 다음날부터 자진납부일 또는 납세고지일까지의 기간으로, 쉽게 말하면 당초 납부하여야 할 세액의 연체일이다. 대출을 상환기일까지 갚지 못하면 하루하루 연체이자가 쌓이듯, 세액을 납부기일까지 납부하지 못하면 기본 20%(고의성이 있을 경우 40%) 가산세에 하루하루 (연체)가산세가 쌓인다.
반대로, 납세자가 내야 할 세금보다 많이 낼 경우에는, 정부에서 “환급이자”라고, 납세자가 더 낸 세금에 이자를 덧 붙여서 납세자에게 돌려준다. 현재 국세 환급금 이자율은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제19조의 3에 연 2.5%(25/1000)로 고시되어 있다. 기획재정부는 “하락하는 예금이자율 추세에 맞춰” 2012년부터 국세환급금이자를 매년 낮춰왔다. 2012년에는 연 4%, 2013년에는 연 3.4%, 2014년에는 연 2.9%로 낮췄다.
한편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일 3/10,000로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10.95%이다. 납부불성실가산세는 국세환급금이자와 달리 예금이자율이 하락하는 추세에 맞춰 13년 동안 낮춰진 적이 없다. 즉 국세청을 은행과 비교하여 표현하자면, 가산세로10.95% 수익을 올려 환급금으로 2.5%를 돌려주는 것으로 매년 8.45%의 순이자 수익을 얻고 있다.
정부가 납세자에게 적용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는 환금이자보다 훨씬 높다. 납부불성실가산세는 행정 제재 목적으로, 납세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납세자에게 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고액 체납자의 수와 그 세수를 생각하면, 높은 가산세가 행정제제의 목적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높은 가산세는 한 푼, 두 푼이 무서운 자영업자, 서민들을 옥죄는 수단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특히 세무대리인을 쓸 여유가 없는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신생 사업자들에게 높은 가산세는 경제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다.
최근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준금리에 비해 가산세가 너무 높아, 자진납세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가산세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너무 과도한 목표를 잡으면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듯, 납부해야 할 세액이 너무 크면 지레 포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제살리기를 주장하는 정부는 이런 부분부터 고려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칼럼 기사 제목을 풀어쓰자면,
국세청이 당신으로부터 걷어 들이는 가산세 이자는 당신이 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수익과 국세청에서 받는 환급금 이자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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